“회사 그만두지 않고 세계일주를 한다?” 한때는 꿈같은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이 되었습니다. 휴직 제도 확대, 재택근무의 확산, 그리고 저비용 여행 인프라의 발달 덕분에 직장인도 퇴사하지 않고 장기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행하려면 ‘휴직 승인, 예산, 일정관리’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기 마련이죠. 이 글에서는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세계일주를 실현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실제 사례와 꿀팁을 바탕으로, 당신의 인생 버킷리스트를 현실로 만드는 로드맵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1. 휴직 제도와 협의 전략 – 회사와의 합리적 조율
첫 번째 관문은 ‘휴직 승인’입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 단계에서 포기하지만, 사실 법적·제도적으로 활용 가능한 옵션이 다양합니다. 먼저 무급휴직 제도를 활용하세요. 공무원, 대기업, 공공기관뿐 아니라 스타트업에서도 개인 사유 무급휴직을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핵심은 ‘회사에 이익이 되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여행을 간다고 하기보다는 “장기 휴식으로 재충전 후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 혹은 “해외 문화 경험을 통한 글로벌 감각 향상” 등의 이유를 제시하면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둘째, ‘프로젝트 종료 시점’과 맞춰 휴직 일정을 잡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갑작스러운 공백보다 자연스러운 인수인계 시점을 만들면 상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줄어듭니다. 셋째, 대체 인력 혹은 원격 근무 병행안을 제시하세요. “매주 1회 리포트로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다”는 식의 구체적 플랜을 제시하면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만약 회사의 공식 휴직 제도가 없다면, ‘리프레시 휴가’나 ‘연차 몰아쓰기’ 방식으로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2년 차 이상 근속자라면 연차 + 포상휴가 + 무급휴직을 합쳐 약 2~3개월의 공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돌아올 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휴직 전 인수인계 문서를 정리하고, 복귀 후 기여 방안을 함께 제안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법입니다.
또한 ‘퇴사 후 복귀 협의형 여행’도 있습니다. 일정 기간 퇴사 후 복귀를 조건으로 합의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IT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이 제도를 통해 여행 후 다시 복귀한 사례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사에 ‘신뢰’를 남기고 떠나는 것입니다. 결국 휴직 협상은 일방적인 요청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조율하는 과정’임을 잊지 마세요.
2. 예산 세우기 – 현실 가능한 비용 계획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떠난다’는 말은 곧, 재정적으로 완전히 끊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즉, 퇴사보다 훨씬 안정적인 여행 자금 운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예산을 세우지 않으면 중간에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평균적으로 6개월 세계일주의 경우 2,500만~3,000만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이를 세 가지 단계로 나눠 계획하세요.
첫째, 항공비입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를 한 번에 연결하는 세계일주 항공권(Round The World Ticket)을 활용하면 일반 개별 항공권보다 30%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천–방콕–런던–뉴욕–밴쿠버–서울 루트를 구성하면 약 400만 원 내외로 가능합니다. 일정 변경 유연성도 높기 때문에 장기 여행자에게 적합합니다.
둘째, 숙박비 절감입니다. 1박당 숙박비를 2~3만 원으로 유지하려면 게스트하우스 장기 숙박, 에어비앤비 장기 할인, 현지 봉사 숙박 교환(Workaway, WWOOF) 등을 적극 활용하세요. 이런 방식으로 월 숙박비를 60~70만 원대로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식비와 교통비입니다. 식사는 재래시장과 현지 로컬푸드를 이용하고, 교통은 저가항공(LCC)과 야간버스를 병행하면 전체 예산의 30% 절약이 가능합니다.
예산은 ‘현금 + 카드 + 해외계좌’ 세 가지로 나눠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상금은 별도로 준비하고, 여행경비 관리 앱(트래블월렛, 트리플 등)을 활용하면 실시간 환율 변동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는 돈보다 남은 돈을 시각화하는 것”입니다. 매주 예산표를 확인하며 계획 대비 지출률을 점검하세요. 이런 습관은 여행 이후에도 재정 감각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 일정과 루트 설계 – 현실적인 세계일주 동선
휴직을 이용한 세계일주는 보통 3개월~6개월 사이가 현실적입니다. 기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륙별 대표 루트’를 효율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추천 루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아시아 루트 (1개월) : 한국 → 태국 → 베트남 → 말레이시아 → 싱가포르
물가가 저렴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스타트 지점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도시 치앙마이, 호치민 등은 장기 체류에도 적합합니다.
② 유럽 루트 (2개월) : 이탈리아 → 프랑스 → 스페인 → 포르투갈 → 독일
유럽은 물가가 높지만, 유레일패스를 이용하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2개월간 유럽 주요 도시를 한 바퀴 도는 코스가 가장 효율적입니다.
③ 미주 루트 (2개월) : 캐나다 → 미국 서부 → 남미(페루, 볼리비아, 칠레)
북미에서 자연과 도시를, 남미에서 여행 본연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항공권 가격이 높기 때문에 초반이 아닌 후반 일정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를 마지막 루트로 넣어 여행을 마무리하면 좋습니다. 긴 여정을 마친 후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기에 이상적인 코스입니다. 일정은 ‘국가별 체류 목적’을 중심으로 짜세요. 관광 중심, 문화 탐방, 휴식형, 봉사활동형 등 목적이 뚜렷할수록 루트가 깔끔해집니다.
중요한 팁은 ‘이동 일수보다 체류 일수를 늘리라’는 것입니다. 도시를 점프하듯 이동하면 피로감이 쌓여 여행의 본질을 잃게 됩니다. 한 곳에 오래 머물수록 현지의 삶을 체험하고, 비용도 절감됩니다. 실제로 직장인 여행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여행 패턴은 ‘1개월에 2~3개 도시’였습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세계일주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모험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는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휴직이라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예산과 일정을 현실적으로 구성한다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습니다. 퇴사 없이도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경험, 바로 지금 당신의 여권에서 시작됩니다.